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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명; 뮤지컬 <6시 퇴근>

공연기간; 2011. 11. 24(목)~ Openrun

공연시간; 화~금 8시/ 토 3시, 7시/ 일.공휴일 3시/ 월쉼

공연장소; 예술극장 '나무와 물'

러닝타임; 100분

기획; 나온컬쳐 (주)

제작; 진동창작극발전소

방학을 맞아 집에서 딩굴거리며 몸부림치는 아들에게 뮤지컬 보러 갈 거냐고 물었다.

"좋지."

요란한 펑크락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번잡한 마음을 털어낼 수 있는 시간을 찾는다.

내 몸은 어느새 대학로 뮤지컬로 향한다. 기자단으로 속한 클레버스에 전화를 넣어 당일 공연과 목요일 공연을 예약하면서 문득 숨통을 틔울 수 있는 연락처가 있다는 것에 새삼 놀랍고 감사했다.

흔쾌히 따라 나서는 아들은 뮤지컬이든 연극이든 처음 보는 것이라 나보다 더 설레나 보다. 저녁 장을 보러 수산시장에 먼저 들렀다.

이미 어둠이 내린 시간 걸음을 하느라 조금 일찍 나섰는데 수산시장은 여전히 날비린내가 가득하다. 조금 커다란 가방을 들고 장을 먼저 보느라 걸음을 했어도 궁시렁 소리 없이 따라나선다. 버터냄새 풍기며 굽는 빵가게에서 노릇노릇 뜨겁게 구워진 와플에 크림을 잔뜩 발라준 것을 받아들고 먹으며 전철을 기다린다. 역시 간식은 거리에서 서서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이는 오가는 전철에서 심심하다며 책을 읽는다.

혜화동 4번출구 로타리 쪽은 늘 방향감각을 잃는다. 공연장소를 미리 체크를 했어도 엉뚱한 길로 접어드는데 노트에 간략하게 적은 지도를 초행길 아이는 대번에 찾아낸다. 덕분에 어둠이 깔린 공연장에 늦지않게 도착해서 입구의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 평일 밤 공연인데 비좁은 좌석엔 이미 관객들로 가득하다.

'갔는데 우리만 있으면 어쩌지?' 잔 걱정이 많은 아들에게 설령 우리 둘만 있어도 약속된 공연은 할 것이라 다짐해 두었던 말이 생각나 비죽 웃고만다. 비좁은 좌석엔 겨울 외투가 번거로울 정도였다. 내 옆엔 몸집이 큰 여자가 앉았다. 어이쿵... 공연 내내 옆좌석의 여자는 열정적으로 몸을 흔들며 열띤 호응의 박수를 보냈다. 라이브로 보는 공연은 아마도 학교축제가 전부였을 아들은 점잖게 박수를 치는 듯 하다가 점차로 빠져드는 듯 손뼉 소리가 크게 났고 함께 즐거운 모습이었다.

직장인들의 애환이 녹아드는 이야기엔 정리해고가 있었고 그 여파는 비정규직이 직격탄이었고 그 다음은 인턴사원 그리고 정규직원에게도 정리해고의 바람이 분다. 늘 반복되고 나아지지 않는 업무실적. 오늘도 진동제와 마케팅 부원들은 출근을 한다. 어느 날 그들에게 하달된 신제품 홍보 UCC!!

위태로운 그들의 생명줄을 연장해 줄 절호의 기회가 온다. UCC제작을 위한 밴드<6시 퇴근>이 결성되고 맹연습에 돌입한다. 하나가 되어 갈수록 커져가는 사랑과 우정~!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라이브 사운드와 퍼포먼스!!!

나는 다시 그들의 열정에 호응하는 열띤 박수를 보내며... 그 시간을 함께 녹아든다.

배운다. 그 여리고 순수한 그러나 열정의 시간을 통해 나를 보내며 새로이 몸을 추스린다.

자우림, 서태지 음악이 주를 이루었던 펑크락 밴드의 순도 !00%의 생생한 연주에 귀도 눈도 마음도 녹아들어 하루종일 반복되는 우중충한 속보뉴스 김정일 사망소식을 잠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렇지. 세상은 아무리 험해도 굴러가는 거야. 해가 쨍쨍한 좋은 날도 비오는 날도...

"엄마 정말 좋았어~!"

너에게도 의미있는 시간이었길 바래. 다함없는 열정과 집중의 폭풍같은 靑春이 아니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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